너네는 여기에 왜 있냐?
왜 여기에 오게 됐고, 오늘은 왜 여기에 있냐? 어떤 마음 가짐으로 왔냐?
고등학교 1학년때였나, 사회 선생님이 수업시간에 해주셨던 말이다.
그래도 나름 들어오기 어려운 학교이고, 대부분은 너네가 원해서 이 학교를 왔을 텐데, 오늘 하루를 의미 없게 흘려보내지는 않는지를 물어보시는 거였다.
그때의 충격이 잊히지 않는다.
그러게. 나도 이 학교에 엄청 들어오고 싶어 했고, 내가 하고 싶은 걸 하려고 여기에 왔는데.
오늘 나는 여기에 어떤 마음으로 왔지?
그때 선생님이 한마디 덧붙이셨다.
매일 아침에 내가 왜 이 학교에 왔는지,
뭘 얻어가려고 오늘 학교에 왔는지 항시 상기하면서 하루를 시작해야 한다.안 그러면 진짜 뭐 된다
어렵지만 실천하면 참 좋을 습관이라고 생각했다. 날 여기에 있게 한 열정이란게 생각보다 쉽게 사라지곤 하니까.
수업은 참 재미없게 하셔서 꾸벅꾸벅 들었고, 인기도 없던 선생님이라 성함도 사실 기억이 안 나지만, 그래도 그때 저 한마디를 하셨을 때의 표정과 목소리, 그리고 내 감정은 아직도 또렷하게 남아있다.
그리고 저번주부터 새 회사로 출근하기 시작했다.
잘할 수 있을까? 걱정 반, 잘 보이고 싶은 마음 반.
오늘 하루가 그저 흘러가는 시간이 아니길 바라며,
노션을 켜고서 내가 왜 이곳에 왔는지 다시 한번 생각한다.
맞아. 난 내 목소리가 너무 내고 싶었어. 그 목소리들로 사람들을 더 편하게 하며 돕고 싶었어. 나 덕분에 사람들이 더 행복하게 일하는 모습이 보고 싶었어.
“이런 것도 말해도 되나”
“무서운데”
"이건 너무 재미없는 거 아닌가"
"갑분싸 되면 어떡하지"
내 안에서 나를 검열하려는 불편한 감정을 자꾸 마주치지만
차라리 미친놈이 될지언정 내 안의 목소리에 더 귀 기울이고 더 밖으로 내보내야지.
그 목소리들 속에 사람들이 좋아하는 나만의 것들이 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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