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규라는 사람
기억은 흐릿하지만 유치원때, 초등학교때의 저는 참 이상한 사람이었을거에요. 컴퓨터 게임하길 좋아하는 평범한 잼민이 학생의 면도 있었지만, 뭔가 항상 어색하게 행동한다거나, 친하게 어울려 지내지 못한다거나, 혼자 무언가에 빠져서 자기 하고픈 이야기만하는 그런 사람이었어요. 아마 그때는 크레이지아케이드, 마이크로소프트, 빌게이츠 같은것들에 빠져있었을거에요. 그리고 처음으로 여자친구가 생긴 그때에는 여자친구한테 엄청 빠져있었던 기억도 나요. 그때의 친구들에게 물어보면, 정말 많이 좋아하는걸로 보였대요. 그때는 페이스북보다는 카카오스토리를 썼는데, 제 스토리에는 여자친구 얘기가 주를 이뤘던거같아요. 누군가는 오글거린다고도 하고, 누군가는 저를 이상한 눈으로 쳐다보면서 멀리하기도 했었던 기억이나요. 그래서 초등학교 졸업하면서는 친구가 없었던거같아요. 저는 좋아하는것들을 떠벌리고, 그렇게 저에게 오는 관심을 참 좋아했었어요. 평범한건 싫어했어요. 어렸을때도 네이버 블로그를 하기도 했고, 유튜브 완전 초창기 시절에 영상을 업로드 하기도 했을정도로요.
초등학교를 졸업하면서 사귀던 여자친구와 헤어졌어요. 세상이 무너지는 기분이었고 정말 많이 슬펐던 기억이 나네요. 저한테 남아있는건 아무것도 없었어요. 못생긴편의 외모, 마주치지 못하는 눈, 내성적이어서 몇마디 섞지도 못하는 제 모습만이 남아있었어요.
제 생각이나 제 행동들에 대해서 좋아해주는 사람들이 없었거든요. 세상은 저를 계속 제 안에 가두었어요. 혼자서 하는 생각들이 많아지고, 그 생각들은 보통 부정적이었던걸로 기억해요. '인생은 혼자야', '기댈수있는건 아무것도 없어' 뭐 이런거요.. 그래서 중학교때 친구가 많이 남지 않았나봐요. 저라도 그때의 저에게서 재미를 느끼지는 못할것같아요. 그래도 혼자서 생각할 시간을 많이 얻었으니 좋은것이라고 해야할까요? 결국 중학교를 졸업할 때의 저는 제 세상에 갇힌채로 졸업을 하게 됐어요. 관심받길 좋아하는 제 성향도 그렇게 갇혀버렸죠. 이상하게도 그떄의 저는 '나는 원래 내성적이야' 라고 생각하고있었어요.
이제 최근 2년의 이야기에요. 저는 참 많이 바뀌었어요. 좋아하는 공부를 하면서 좋은 친구들도 만나고, 작지만 계획했던것들을 이뤄가며 정말 뿌듯했어요. 특히 자신감 넘치는 좋은 친구들의 영향을 받으면서 원래의 저도 다시 돌아오게 된것같아요. 그래도 여전히 저는 이상한 사람이에요. 보통의 사람들처럼 공부를 해서 대학교를 가는것도 아니고, 혼자서 사람관계나, 인생, 미래, 삶, 돈이 갖는 의미, 주체적으로 사는 태도 같은, 어쩌면 쓸데없는 다양한 것들을 고민해요. 그리고 그런 고민 끝의 가치들로 인생을 살아가려고 해요. 그런 고민끝에 내린 결론들은 강한 자기확신을 만들어주고, 강한 추진력을 만들어주기도 해요. 그런 고민을 하지 않는 사람들이 바라보는 저의 행동들은 틀리고, 잘못된것으로 보여서, 저는 여전히 이상한 사람이에요.
저는 엄청 대단한 사람이 되고 싶어요. 세계 최고까진 아니더라도, 많은 사람들한테 좋은 영향을 줄 수 있는 사람이 되고싶어요. 비록 많이 부족하지만 말이에요. 뭔가 인정을 받고싶달까요? 어떤것으로 인정을 받고싶은지는 때에따라 조금씩 달라지지만, 최근 강하게 드는 생각은 이 사회가 더 많은 이상한 생각들을 받아 들일 수 있는 (?) 문화를 만들고싶어요. 그렇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잘못이 있다고 말하고 싶진 않아요. 제 주변에 있는 사람들은, 그저 사회의 분위기에 영향을 받은 개개인들이라고 믿고싶어요. 그래도 저는 다른것을 틀리다고 밀어내는 사람들 때문에 저라는 감옥안으로 몰리고, 갇혀서 겨우 나올 수 있었거든요. 제가 뛰어난 사람이 되어서 다른 사람들을 응원해주고, 고심끝에 내린 선택이 틀려도 훌훌 털어버리고 다시 시작할 수 있도록 격려할 수 있는, 그런 사람이 되고싶어요.
수감 생활중인 나를 마주했다
저는 최근까지도 감옥에 있었던것같아요. 이 블로그에 올린 게시글들 몇개를 숨김 처리해뒀거든요. 대학교에 관한 글이나 배움과 가르침에 관한 글이었어요. 제 주장이 강한 어조로 표현된 글이어서 부끄럽기도 했고, 혹시나 틀리면 어떡할까, 누군가 나에게 강한 반감을 가지면 어떡할까 이런 생각이 들었어요. 그런데 '이렇게 검열된 나를, 스스로가 떳떳하게 바라볼 수 있을까?' '검열한 나를 떳떳한 나라고, 나만의 가치를 가졌다고 말 할수 있을까?' 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스스로 확실하게 믿는, 나만의 가치가 있어야 다른 사람을 설득 할 수 있을텐데 그러지 못할거라는 생각이 든거에요. 사실 아티스트로서의 권지용에 대해 이야기하는 영상을 보고 이 글에 대한 영감을 받은거지만요. 웃기죠? 영상 하나 봤다고 이렇게 글을 쓰다니.. ㅋㅋㅋ 그래서 저는 이상한 사람일거에요, 앞으로도.
이 공간에 대해서
이 블로그의 이름은 somewhere 에요. 제 머릿속 어딘가에 있는 공간이라는 뜻이기도, 인터넷 어디 구석쯤에 있는 작은 공간이라는 뜻이에요. 이 블로그에서는 제 머릿속 somewhere 들을 담기 위해서 이제 이 공간에서는 검열하지 않으려고요. 좀 틀리면, 욕먹을수도 있죠. 뭐 어때요? 깨지면서 성장하는거라고 생각하니까요. 그래서, 위에서 말한 글들을 공개 처리했어요. 앞으로는 제 머릿속의 somewhere 들을 담으려고 해요. 기술적인 내용들도 물론 많이 쓸거고요. 누군가 기술적인 질문으로 이 공간을 찾아 들어왔을 때, 기술 글 말고 이런 글들을 접해서 그 누군가에게 부족하지만 영감이 될 수 있는 공간이 되었으면 해요. 이 공간의 목표같은거죠. 제 가치를 담아 낼 수 있는, 아티스트로 치면 예술 작품을 전시해두는 공간이랄까요?
현실은 시궁창
8 마일에서 나온 유명한 밈이에요. 꿈은 큰데, 현실은 시궁창라는 내용으로 기억해요. 저는 대부분의 사람들과는 다른 선택들을 해와서, 지금은 되돌아 갈 길도 없어요. 조금 풀어 쓰자면, 공부를 하지 않아서 대학교를 갈 수 도 없고, 당장 내년부터는 스스로를 책임 질 수 있는 성인이 되려면 돈을 벌어야 한다는 뜻이에요. 아직 저는 누군가에게 영향력을 줄 만큼의 위치를 가지지도 못했고, 설득력을 줄 수 있을만한 위치도 아니에요. 리처드 파인만처럼 권위에 의존하지 않으려고 노력하지만, 세상이 다 저처럼 생각하지는 않잖아요?
가끔은 아빠와도 이런 이야기를 해요. '삶이 그렇게 쉽게 풀리지 않을거다' 라는 말을 듣기도 해요. 스스로 자각하게 될 때도 있는데, '내가 이런 말을 뱉어서 뭐하지' 싶을 때가 있어요. 아직 제 가치가 설득력을 갖기는 전이라고 생각해서 그런가봐요. 객관적으로 보면 저는 그런 상황에 있어요. 그래도 저는 제가 잘 될거라고 믿어요. 그동안 넘어져도 잘 일어나왔고, 앞으로 넘어져도 일어날거에요. 제가 지드래곤 만큼이나 좋아하는 아티스트가 있는데, 그 아티스트의 곡을 언급하면서 글을 마칠게요.
"삶은 호락, 호락하지 않아"란 아빠 말에
"나는 해당 안 돼"라고 참 강하게 답한 나
이젠 아빠, 아빠를 이해해, 꽤나 컸다구
삶은 어려워, 그래도 나는 이게 좋다구
창모, D-Day(2016) 중에서
2023년 4월 17일 추가:
결국 이 블로그는 Superman's Somewhere 가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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