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일본 여행

 

우당탕탕.

 

첫 일본 여행은 우당탕탕이었다.

 

공항으로 가는 버스 시간표를 잘 못 봐서 10만 원 내고 공항까지 편하게 갔고

그래도 금이 10만원짜리였으니 다행이라고 생각해야 하는가

 

 

돌아올 때도 체크인 마감시간에 딱 맞춰서 발권했다.

그렇게 들어간 면세 구역에서 비행기 티켓을 잃어버리기도 했다.

표정이 킹받지만 반성하는 의미로 찍은 사진이었다

 

그래서 이번 여행은 우당탕탕 다이내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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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과 끝만 그런 것도 아니었다.

 

도착한 오사카는 생각보다 너무 따뜻해서, 친구가 오렌지 스트리트라는 곳에 옷가게가 모여있다길래 가봤지만 별 거 없이 거의 한 1시간을 걸었다.

생각보다 일본음식은 맛이 너무 단조로워서 2일 차 만에 물렸다.

 

두 달은 전에 예약해야 하는 유니버설 스튜디오 티켓을 전 날에 구매하는 바람에, 일반권 사서 안에 있는 닌텐도 월드 티켓 받으려고 오픈런을 하기도 하고,

마지막날 배를 탈 수 있다는 오사카성에 가서는

배 시간이 언제 있는지 모른 채로 와버려서

배는 타지도 못하고 성이나 대충 구경하고 산책하고 돌아왔다.

 

근데 원래 난 항상 이랬던 거 같다.

 

작년에 혼자서 홍콩을 여행 갔을 때에도 이렇게 우당탕탕 했었다.

길을 잘못 들어서 한국에서도 못 본 멧돼지를 보기도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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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은 그 순간순간 부정적인 감정들이 조금씩은 올라왔지만

돌이켜보니 다 여행을 심심하지 않게 해주는 이벤트들이었다.

 

시간이 지나고서는 지금처럼 재미있게 이야기할 수 있는 추억이자 에피소드가 되어버렸다.

그리고 사실 그렇게 큰 일도 안 일어났다. 정확히 말하면 큰일이 안 되게 매번 수습한 것이다.

 

계획 없이 막 돌아다닌 곳에서 꽤 잘 찍은 사진이 나오기도 하고,

후보정 잘 하는 법을 배운 것 같다. 이건 아이폰으로 찍었지만 진지하게 카메라 사서 취미 삼을까 고민 중

 

계획 없이 전날에 무작정 표사서 오픈런 했던 덕에 거의 절반 값에 유니버설 스튜디오를 즐기고 오기도 했다.

이 나라는 무슨 유원지 퍼레이드에 마리오가 나와

 

마지막날 갔던 오사카성 덕에 관광지 밖 일상이 녹아있는 곳들을 구경할 수도 있었다.

일본은 한국이랑 색감이 다른 것 같다. 일뽕 아니고 진짜다.

 

지금 와서 드는 생각.

 

사실 그 순간순간마다 무서워할 필요는 없지 않았나?

지금 돌이켜보니 어차피 다 추억이니까.

 

생각해 보니 여행이 끝난 내 일상에도 생각 밖으로 일어나는 일들이 넘쳐난다.

 

그래왔고, 앞으로도 그러겠지.

그래서 더 이상 무서워하지 않아도 될 것 같다.

 

오히려 좀 더 일을 키우고 저지르고 다녀야겠다. 돌아온 이곳에서는 재밌는 이야기들을 마구 만들어야겠다.

 

여행은 끝났지만, 뭔가 새로운 여정이 시작된 것 같다.

 

@photofromzeta